40. 그가 책을 내밀었다. 책 제목은 「새벽의 대가」였다. 나는 웃음을 터뜨리고 책을 받았다. 우리의 손이 책을 건네는 동안 살짝 엉켰고, 그가 내 손을 잡았다.
"차갑네."
그가 내 창백한 손목에 손가락 하나를 얹은 채 말했다.
"산소포화도가 떨어졌을 때만큼 차갑진 않아."
"네가 의학용어를 말하는 게 정말 좋더라."
그는 일어서서 나를 잡아당겨 일으켜 세웠고, 계단에 도착할 때까지 손을 놓아 주지 않았다.
166. "어떤 관광객들은 암스테르담이 죄악의 도시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사실 여긴 자유의 도시에요. 그리고 자유가 있으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죄악을 찾죠."
173. "사람들은 아름다운 것에 금방 익숙해지니까."
"난 아직까지 너한테 익숙해지지 않았는데."
174.
우리는 바다의 방에서 머무릅니다.
붉은색과 갈색의 해초 화환을 쓴 인어들 옆에서.
사람들 목소리가 우리를 깨울 때까지, 그리고 우리는 익사합니다.
184. "(전략) 캐롤린은 항상 기분이 변덕스럽고 불행했지만, 난 그게 좋았어. 그 애가 세상에서 싫어하지 않는 유일한 사람으로 나를 골라 준 것 같은 기분이었어. 그래서 우린 항상 붙어 지내며 모든 사람들을 욕했지.(후략)"
228. "난 싸울 거야. 널 위해서 싸울 거야. 나에 대해선 걱정하지 마. 헤이즐 그레이스. 난 괜찮아. 난 살아남아서 널 오랫동안 짜증나게 하는 방법을 찾을 거야."
229. "나도 너한테 똑같이 했을지도 몰라."
"아니, 넌 그러지 않았을 거야. 하지만 우리 모두가 너처럼 근사할 순 없으니까."
236. "내가 뭘 믿는지는 모르겠단다, 헤이즐. 어른이 된다는 건 자신이 뭘 믿는지 아는 거라고 생각했지만, 내 경험으로는 그렇지가 않더구나."
249. "가끔 그 그네 세트를 계속 갖고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하는 생각을 해."
"우리 집 뒤뜰에 있던 거?"
"응, 향수병이 아주 심해서 한 번 엉덩이를 대 본 적도 없는 그네까지 그립다니까."
"향수병은 암의 부작용이지."
내가 말했다.
"아니야. 향수병은 죽음의 부작용이야."
그가 대답했다. 우리 위로 바람이 불어오고 나뭇가지 그림자가 우리 피부 위에서 흔들거렸다. 거스가 내 손을 꼭 잡았다.
"멋진 삶이야, 헤이즐 그레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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