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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의 도서관




01.
41p) 믿음이란 혼자 지켜나간다고 지켜지는 게 아니니까. 누군가 믿어주지 않으면 빛을 잃은 다이아몬드처럼 초라해지는 게 믿음이니까.


02.
103p) 만일 그들이 원하는 것을 얻지 못했다면 힘들 것이고 원하는 것을 얻었다면 더더욱 힘들 것이다.
(이자크 디네센, 불멸의 이야기)


03.
112p) 너무 많은 구두 너무 많은 계단


04.
185p) 우선, 나를 너무 외롭게 만들면 안 돼. 혼자 오래 내버려둔다거나 심심하지 않게 해달라는 이야기가 아니야. 나란히 어깨를 맞대고 앉아 있으면서 혼자만의 과거나 미래로 가버린다거나, 나의 이야기가 당신 귀에 닿기 전에 사라져버렸다는 느낌 같은 거, 들지 않게 해줘. 그렇다고 내가 부를 때마다 달려온다거나 내가 요구하기도 전에 나를 위해 노래를 불러서도 안 돼. 나에게는 일정한 거리가 필요하다는 거, 당신도 알잖아. 당신이 내 옆에 바싹 붙어 있으면, 나는 오른발을 먼저 디뎌야 할 지 왼발을 먼저 디뎌야 할지 망설이다가 결국 한 발자국도 움직이지 못할 거야. 하지만 너무 멀리 있으면, 내가 넘어질 때 잡아줄 수가 없잖아. 한눈을 팔아도 안되지만 나만 바라보고 있는것도 곤란해. 나의 모든 질문에 대답할 수 있어야 하지만 모르는 것을 안다고 거짓말하면 바로 들통이 날거야. 당신을 만나는 동안 나는 백 퍼센트의 연인이 될거야. 하지만 당신은 구십구 퍼센트만 완벽해줘. 그리고 이게 가장 중요한데, 부디 내가 싫증 내기 전에 안녕이라고 얘기해야 해. 괜찮겠어?


05.
188p) 당신에게 내가 모르는 비밀이 하나 있다고 생각하고 싶어. 당신의 방에 내가 모르는 화분이 하나 있다거나, 당신의 복사뼈에 내가 모르는 점 하나가 있다거나, 당신의 마음에 내가 모르는 사람 하나가 있다거나, 그런 거. 그렇게 생각하면 당신이 조금 더 애틋하게 느껴지거든.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은 것. 크지도 작지도 않은 것. 쉽게 사라지지 않지만 영원하지 않은 것. 특별하지 않지만 평범하지도 않은 것. 사랑도 우정도 아닌 것.


06.
191p) 내가 당신의 마음을 가지고 있는 한, 당신은 당신의 비밀을 가지고 있어도 좋아.
(오스카 와일드, 켄터빌의 유령)


07.
208p) 「헤어진 연인들의 편지」


08.
216p) 사라지는 것들은 언젠가 한 번 존재했던 것들이다. 존재하지 않았던 것들은 사라질 수 없다. 그리고 그들이 세계에 존재했다는 것을 증명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다만 내 마음 어딘가에 그 파편들이 남아, 가끔 내 심장을 콕콕 찌르는 것을 느낄 뿐이다.


09.
224p) 그리하여 우리가 흘러넘치기를. 그래서 무슨 일이든 일어나기를.


10.
225p) 날이 갈수록 사랑할 수 있는 것들이 줄어들고 있다.


11.
228p) 이런 일이 일어난 데는 수천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이런 일이 일어났다는 사실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다.
(주노 디아스, 오스카 와오의 짧고 놀라운 삶)


12.
231p) 나를 알기 전의 당신을 알고 싶었어.


13.
241p) 하지만 세상엔 그런 사랑도 있는 거야


14.
266p) 나는 터널처럼 외로웠고 당신도 터널처럼 외로웠다. 외롭던 내가 외롭던 당신을 만났을 때, 우리는 조금도 덜 외로워지지 않았다. 오랜 시간이 흐른 후, 나는 홀로 기차를 타고, 외로운 당신이 외로운 나의 손을 잡아주었을 때, 외로운 나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아주 잠깐 외롭지 않았던 그때의 꿈을 꾸었다. 기차는 나를 외로움의 심연으로 데려다주었고, 나는 그곳에서 당신의 흔적을 보았다. 우리의 외로움은 조금도 변질되지 않은 채, 영원히 끝나지 않은 터널처럼 그곳에 갇혀 있었다. 나는 아주 조금 당신 생각을 했고, 외로운 편지를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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